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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와 떠난 겨울여행 (feat. 세인트존스 애견호텔)

by peperomi 2021. 4. 15.

썸네일 이미지

 

꾸꾸를 데리고 올 때의 남편의 위시리스트 중 하나는 바로 꾸꾸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우리가 예전에 키웠던 아둥이는 차에 타면 멀미증상을 보여서 따로 먼 곳으로 여행을 가보지 못했던 기억이 못내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꾸꾸와 함께 첫 겨울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워보았다. 우선 남편이 호텔과 여행 루트를 검색해서 정하고, 내가 먹거리를 검색하는 코스로 우리는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각자 회사에 월차를 내고 여행 준비를 했다. 

 

강아지와 여행, 호텔 정하기 

호텔 검색을 알아보던 남편은 강아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애견 호텔이 최근에 많이 생겼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에게 여러 곳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나는 꾸꾸가 엄청 뛰어놀 수있는 마당이 있는 펜션을 가고 싶었지만, 남편 말대로 겨울 바다를 꾸꾸와 함께 산책하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아 그 의견에 찬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날의 써치를 거쳐 가게 된 우리의 호텔은 강릉의 세인트존스 호텔이었다. 이 곳은 바로 옆에 소나무숲을 둔 해변을 가지고 있고, 애견 동반 숙박이 가능하고, 히노끼탕과 드라이 룸, 그리고 강아지 침대 등 다양한 편의사항을 제공해준다고 했다. 

 

남편이 꽃힌 부분은 히노끼탕과 해변인 것 같았다. 나 또한 해변과 드라이룸을 사용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해당 호텔을 결정하고 예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장거리 운전, 꾸꾸는 어떨까?

우리가 가장 많이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혹시 장거리 운전으로 인해 예전 우리 아둥이처럼 꾸꾸가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하지만 기억을 되살려보니 강원도에서 대전으로 꾸꾸를 데리고 올 때에도 꾸꾸는 약간의 긴장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장 시간 운전을 잘 버텨주었던 기억이 났다.

 

실제 꾸꾸는 차에 타자마자 웃으며 좋아했고, 지루하지 않게 잠을 자는 여유도 보였다. 그리고 눈이 오는 창 밖을 한참 구경하기도 했다. 특히 드라이브를 즐겼는데, 창문을 열어놓으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바람을 맞는 걸 즐겼다.

 

하지만 그 날은 눈이 많이 온 날이었기 때문에 꾸꾸는 고개를 내밀고 바깥 구경을 하다가, 다시 내 무릎에 누워 몸을 녹이다가를 반복했다. 그래서 우리는 히터를 켜놓고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물론 이정도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꾸꾸야 엄마는 추워도 괜찮아. 

 

출발 전 엄청 웃어주던 꾸꾸 / 차에서 잠이 든 꾸꾸

여행 전 산책 시켜주기

남편이 여행을 계획했을 때에 가장 많이 이야기 했던 부분은 여행 출발하기 전에 우리가 꼭 꾸꾸를 먼저 산책 시켜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서 산책을 할텐데 가기 전 산책이 필요할까? 를 물었는데, 남편은 장거리 운전 전에 긴장을 풀어줄 수 있고, 꾸꾸가 산책을 하고 나서 살짝 피곤한 상태에서 차에 타게 되면 잠도 잘 자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 하더라.

 

이런 남편의 비법은 아주 적중했다. 꾸꾸는 아침에 일어나 신나게 침대에서 아빠와 장난을 치고, 산책 하네스를 들고오자 엄청나게 좋아했다. 그리고 한 30여분가량 산책을 마치고 늦잠을 자고 일어나 준비를 마친 나와 함께 차에 타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 덕에 생각보다 운전 시간이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월한 여행의 시작을 맞이했던 것 같다. 

 

호텔에 도착한 꾸꾸의 반응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처럼 우리가 계획한 여행날에는 강원도 폭설로 눈이 엄청나게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 출발할 때에는 눈이 오지 않았었지만 중반부터 엄청난 눈이 왔고, 우리는 폭설을 헤치고 호텔에 겨우 도착했다. 장거리 운전, 중간 중간 휴게소 들려주기, 폭설로 인한 저속 운전등으로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였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자 폭닥한 침대와 연결되어 있는 강아지 침대가 보였다. 우리는 잽싸게 제일 먼저 화장실 쪽에 꾸꾸의 배변패드를 깔고 (이는 호텔에서 제공해주시는 패드도 있다.) 꾸꾸를 조심스레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아빠를 보며 꼬리 흔드는 꾸꾸 / 여행 기념 아빠가 사준 새 트렌치 코트를 입은 꾸꾸

 

꾸꾸의 반응이 너무 궁금했는데, 꾸꾸는 체크인 할 때, 그리고 엘레베이터에서 조금 긴장된 모습을 보였었는데 막상 침대에 내려놓으니 꼬리를 흔들며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한참을 짐을 내려놓는 우리를 보며 꼬리를 흔들다가 이윽고 침대 밑으로 내려가 방 곳곳을 속속들이 꼼꼼히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았다.

 

엄청 좋아하며 꼬리를 흔드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꾸꾸의 반응을 보니 우리의 모든 피로가 다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해주어서 고맙고 또 꾸꾸 덕에 우리까지 많이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집에서는 마킹을 하지 않는 꾸꾸이지만 다른 공간에서 잠을 자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많은 나는 꾸꾸를 따라다니며 살폈는데, 다행히 꾸꾸는 다른 행동은 없이 다시 침대로 돌아와 장난을 쳤다. 

 

그리고 피곤했을 꾸꾸에게 간식을 주고, 한참을 장난을 치고 놀아주었다. 또 우리도 뒤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배달 어플을 켰다. 폭설로 인해 모든 배달은 마비된 상태라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뜨끈한 국물로 추운 속을 달랬다. 

 

간식 먹는 꾸꾸 (옆에 보이는 강아지 침대) / 우리의 힐링 저녁식사 

 

꾸꾸는 우리가 밥 먹는 동안 집에서 준비해 온 평소에 먹는 사료와 고기를 섞은 저녁 식사를 했다. 만족스레 밥을 먹고 꾸꾸에게 강아지 침대의 존재도 알려주었는데, 평소에 우리와 함께 침대에서 자는지라 강아지 침대는 안쓸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보니 꾸꾸가 강아지 침대에 누워서 잘 자고 있더라, 물론 아침엔 다시 우리 침대로 넘어왔지만. 이는 나로 하여금 꾸꾸의 새 침대를 다시 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행복한 고민을 안겨주었다. (이전에 마약방석 안써서 당근마켓에 팔아버린 전적이 있음)

 

꾸꾸가 먼저 잠든 침대에서 우리는 꾸꾸의 첫 여행을 축하하며 2박 3일로 여행을 온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일의 일정을 (폭설로 인해 모두 변경됨) 검색하다가 잠이 들었다. 행복한 여행 첫날이었다.

 

담요를 깔아준 호텔 강아지 침대에서 잠이 든 새벽의 꾸꾸

 

 

다음 포스팅에서는 꾸꾸 겨울 여행의 두번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처음 히노끼탕을 경험한 꾸꾸의 반응과, 겨울 바다 산책을 한 꾸꾸의 이야기를 또 기록으로 남겨보도록 하겠다. 

 

 

호텔에 도착해 꼬리 흔드는 꾸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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