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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를 만나게 된 곳 (feat. 포인핸드)

by peperomi 2021. 4. 8.

썸네일이미지

 

몇 년 전, 애지중지 길렀던 말티즈 아둥이를 무지개다리 건너 보내고,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미안함과 그리움에 많이 울며 속상해하는 시간을 보냈었다. 볼 때마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뻤던 내 강아지.

 

그리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많은 친구들이 다른 애완견을 길러보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난 그러지 않겠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선 나의 허전한 마음을 다른 아이를 데려와 채우기 싫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둥이에게 너무 미안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원래 강아지, 고양이를 너무 좋아했던 터라 보고 싶은 마음을 많은 다른 강아지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지냈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뜨는 많은 귀여운 강아지 사진과 영상은 자기 전 우리 부부에게 완전 힐링타임.

 

그리고 그렇게 수도 없이 귀여운 아이들을 팔로우 하고 보고 그러던 어느날 인스타그램에서 제 눈을 사로잡던 한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었다. 그 아이는 우리가 좋아하던 견종인 말티즈는 아니었다. 아주 특별한 믹스견이었다. 

 

하지만 너무 예뻐서 그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그날 새벽, 나는 결국 그 아이에 대한 입양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동물 입양 어플인 '포인핸드'를 가입하였다.

 

포인핸드 웹사이트

 

그리고 그 아이를 데리고 오려고 연락을 남겼다. 하지만 그때 보았던 그 아이는 길을 잃었을 당시 발견하셨던 분이 입양하고자 하여 데리고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너무 아쉽고 속상한 마음을 남편은 위로해주며 그래도 이렇게 마음을 먹은 이상 유기견을 데려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도 그러자고 동의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는 포인핸드 어플을 수시로 접속해 보았다. 그 곳에는 다양한 이유로 파양 혹은 버려지고 주인을 잃은 많은 아이들이 있더라. 그 많은 아이들의 슬픈 눈망울을 보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슬펐다. 정말 다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리고 이번엔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시절에 받았던 분양 말고, 정말 이렇게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자고 다시 한 번 다짐했던 것 같다.  

 

 

포인핸드 어플 화면, 처음 만났을 때 경계하던 꾸꾸

 

계속해서 포인핸드 어플을 보다보니 내가 보았던 아이처럼 작고, 귀엽고, 나이가 어린 아기 친구들은 너무나도 쉽게 입양이 되었다. 심지어 줄을 서서 입양하겠다는 댓글이 있기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우리가 데려오게 될 아이는 작지 않아서 그리고 나이가 많아서 인기 견종이 아니라서 인기가 없는 아이라도 다 상관 없이, 심지어 아픈 아이일지라도 우리 아이다, 라는 생각이 들면 데리고 오자! 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우리 꾸꾸를 보게 되었다. 철창 안의 큰 눈동자가 너무 예쁜데, 짓고 있는 표정이 너무 안쓰러웠던 우리 꾸꾸. 너무 예쁜데 나이가 어리지 않고 믹스견일 뿐더러 몸무게도 5.5키로로 기재되어 있어서 그런지 데려가겠다는 댓글은 없었다. 그냥 응원 댓글만 한두개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참 신기하지. 보면 볼수록 얘는 우리 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남편을 보여주고, 남편도 내 뜻을 따라 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로 진행했던 것 같다. 홍천에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라는 정보를 보았지만 왕복 4-5시간이 넘는 거리도 나에게는 상관 없었다. 바로 담당자 분께 전화를 드려 우리가 아닌 입양 의사자가 있는지 문의 드렸다. 없다고 하는 관리자분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감사했다. 

 

코로나로 인해 걱정하시는 관리자 분의 걱정에 꼭 마스크 쓰고 체온 및 발열 체크 하고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우리는 주말로 방문 날짜를 잡았다. 왜냐하면 꾸꾸는 그 당시 이미 공고 날짜가 지나 있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자꾸 샘솟았다. 이후 듣기로는 홍천 유기 센터는 다행히 바로 안락사 진행은 안하는 곳 같더라는.

 

그리고 당일 아침에 우리는 새벽같이 일어나 말씀드린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긴 여정을 시작했다. 그때 팔을 다친 남편이 운전이 힘들어 왕복 운전을 내가 다 했던 기억이 있다. 남편은 지금도 그때의 내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고 한다. 

 

바닷가를 처음 본(처음이겠지?) 꾸꾸 / 첫 여행 호텔에서 꾸꾸

 

그렇게 긴 시간을 운전해 대전에서 홍천까지 가서 만나게 된 우리 꾸꾸. 지금은 나의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우리 집 가족이다. 지금도 밤 늦게 컴퓨터 하고 있는 내가 걱정되어서 이미 세차례나 잠든 남편 곁에서 선잠을 잤다가 나에게 들어오라 재촉하러 거실로 나왔다가 들어갔다. 글 하나만 더 쓰고 어서 들어가봐야겠다. 

 

사랑해 꾸꾸야